[게임 in 더 스토리] 9월호 게임을 플레이할 때 우리는 저마다의 캐릭터를 가지고 게임 속 수많은 오브젝트들과 상호작용을 합니다. 몬스터를 상대하고, 계단을 오르내리며, 상자를 부숴 아이템을 획득하죠. 게임 속에 등장하는 이러한 수많은 오브젝트들을 하나하나 정성스레 만드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바로 ‘배경모델러’입니다. 여행업계와 영업직을 거쳐 배경모델러로서 즐겁게 직장생활을 하고 계신 최제원님을 만나보았습니다! |
|
|
하이픈: 반갑습니다! 간단하게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최제원: 안녕하세요~ 저는 G사에서 그래픽 팀 소속 배경 모델러로 근무하고 있는 최제원이라고 합니다. |
|
|
하이픈: 현재 근무하고 계신 G사는 어떤 회사인가요?
최제원: 저희 회사는 자회사입니다. 현재 모기업이 퍼블리싱을, 제가 속한 자회사가 개발을 주로 맡아서 런칭을 하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
|
|
하이픈: 상당히 가족적인 구조네요 (웃음). 오늘의 인터뷰는 먼저 ‘직무’와 관련된 질문들로 시작하겠습니다. 배경 모델러로 근무하고 계시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현재 담당하고 있는 직무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최제원: 배경 모델러는 게임의 컨셉 아트와 원화를 게임 내에서 3D로 제작하여 구현하는 직무입니다. 게임 내에서 플레이어가 상호작용하는 모든 오브젝트와 배경을 만드는 일이죠. 게임 그래픽 제작 과정을 설명해드리면 좀 더 이해가 쉬우실 것 같아요. 맨 처음 기획자분들이 어떤 컨셉을 하나 잡습니다. 그러면 그 컨셉을 토대로 원화가분들이 원화를 그려줘요. 그럼 이제 그 원화를 토대로 3D를 만드는 작업을 하게 됩니다. ‘3ds MAX’ 같은 툴을 사용해서 주로 작업하고요, 포토샵으로 채색까지도 합니다. 기획자 - 원화가 - 배경 모델러 순으로 그래픽 제작이 이루어진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
|
|
하이픈: 그렇군요. 제원님께서 속하신 회사 내 팀에 대해서도 설명해주시겠어요?
최제원: 네. 회사 내에는 많은 팀이 존재하는데요. 크게는 클라이언트 팀, 서버 팀, 그래픽 팀, 기획 팀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그 외에 마케팅이나 파이낸스(재무) 팀도 있고요. 제가 속한 그래픽 팀 안에는 보통 애니메이션, 연출, 이펙트, 모델링, 원화 등의 세부 파트 팀이 다 들어가 있어요. 저희 팀 전체는 60명 정도 되고요. 배경 모델러는 지금 저 포함 3명이 있습니다. |
|
|
하이픈: 배경 모델러가 본인 포함 3분이시면 업무 분담이나 협업에 있어서 인원 수가 부족하다고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떠세요? 업무가 힘들지는 않으신가요?
최제원: 저는 일단 입사한지 얼마 안 된 신입이어서 담당하고 있는 업무가 많지는 않아요. 또 지금 제가 제작에 참여한 게임이 CBT(클로즈 베타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는데, 새로 만들어야 하는 맵이 많지 않아서 작업하는 것에 있어서 힘들다던가 하는 점은 현재로서는 딱히 없습니다! |
|
|
하이픈: 다행이네요! 다음 질문입니다. 회사에서 주로 하루 일과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알고 싶습니다. 몇 시에 출근해서, 언제까지 일하시는지, 사내 업무 루틴에 대해서 간단히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최제원: 저희 회사는 오전 10시에 출근해서 오후 7시에 퇴근을 하고요. 보통 하는 일은 진짜 3D 모델링 만들고, 포토샵으로 텍스처링(오브젝트의 질감 처리)하고. 이게 거의 다인 것 같고…(웃음) 오전에는 뭐하고 오후에는 뭐하고 딱 정해진 루틴이 있지는 않아서 정해진 하루가 이렇게 된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가 없네요. 그리고 지금처럼 CBT같이 테스트할 일이 있으면, 하루 종일 게임을 하는 날이 일주일 동안 이어진다거나, 그런 일들도 있습니다. |
|
|
하이픈: 하루 종일 게임을 하는 날이 일주일 동안이요?
최제원: 네 오늘도 진짜 하루종일 했습니다 (웃음). |
|
|
하이픈: 테스트라는건 만들어 놓은 걸 플레이해보면서 피드백하고, 다시 수정하는 그런 일련의 과정인가요?
최제원: 네 그렇죠. 그래픽 팀은 게임 테스트할 때는 그래픽 자체를 수정을 할 게 많은 거 같지는 않고요. 수정을 하게 된다면 버그나 게임 내 오류를 수정하는 건데, 그러한 부분들은 주로 클라이언트 팀이나 기획 팀, 서버 팀 담당 업무거든요. 그래서 그래픽 팀은 오브젝트를 리뉴얼한다거나 맵 구성을 조금 바꾼다거나 그런 것들을 하고 있습니다. |
|
|
하이픈: 게임 테스트를 할 때는 어떤 관점으로 게임을 피드백하시나요? 배경 모델러 입장에서, 내가 만든 배경들이나 오브젝트 위주로 보시나요. 아니면 개발 팀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전반적인 게임 플레이 위주로 보시나요?
최제원: 전반적으로 다 보고 피드백을 하고 있습니다. 플레이를 하면서 버그가 생길 때마다 리포트를 써서 기획팀이랑 클라이언트 팀에게 넘기게 되고요. 그래픽 쪽인 피드백은 예를 들면 갈 수 없는 길인데 몬스터가 올라가 있다, 이런 버그가 있으면 그거는 이제 그래픽 쪽 버그이거든요. 그런 건 이제 그래픽에서 수정을 하고요. 시네마틱 영상이 재생되는데 영상의 화질이나 깨진 부분이 있다던가, 이런 걸 위주로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
|
|
하이픈: 또 다음 질문입니다. 어떤 계기를 통해서 배경 모델러 직무를 알게 되셨는지, 어떻게 이 일을 해봐야겠다고 결심하셨는지, 입사하기까지 어떻게 준비하셨는지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최제원: 저는 원래 전공이 중국어거든요. 중국어를 전공해서 대만에서 여행업계에 종사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코로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직업을 바꿔야만 하게 된 거에요. 딱 그 당시에 오히려 호황이라고 주목받던 직종이 게임 업계였어요. 아직도 인스타그램을 보면 게임 업계에 대한 광고가 많잖아요. 저도 이제 그런 광고를 보고 혹했고, 무엇보다도 ‘자연재해나 질병에 영향을 받지 않는, 방구석에서 할 수 있는 게임에 대한 기술을 배우면 안정적인 직업으로 변경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게임 관련된 직무 중에서도 배경 모델러를 선택한 이유는 저 역시도 한 명의 게이머로서 게임 하는 걸 좋아하는데요. 제 게임 플레이 성향 상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것보다 게임 속을 돌아다니며 맵 구경을 하는 걸 더 좋아해요. 그래서 맵과 배경을 직접 만들 수 있는 배경 모델러 직무를 고르게 되었습니다. |
|
|
하이픈: 게임 플레이어로서 본인의 성향이 직업 선택에 반영된 멋진 선택이었네요! 덕업일치를 잘 이루신 것 같습니다. 혹시 ‘젤다의 전설’이나 ‘동물의 숲’ 이런 부류의 게임도 많이 즐겨 하셨나요?
최제원: 네, 젤다의 전설은 지금도 하고 있어요. 지금은 젤다의 전설 2 플레이하고 있고요. 젤다의 전설 1도 이제 사골 국물처럼 우려 가면서 플레이하고 있습니다(웃음). 원래부터 MMORPG를 좋아하기도 했고, 콘솔 게임도 좋아하고요. 혼자 돌아다니면서 맵 구경하다 보면 상호작용할 수 있는 오브젝트들이 있어요. 예를 들어, 박스 같은 게 있으면 지나치지 않고 꼭 뚫는 다거나, 지붕에 올라간다거나 그런 걸 좋아합니다. 요즘은 그런 것들을 직접 만들고 있죠. |
|
|
하이픈: 그러면 오브젝트를 만들 때 본인의 플레이어로서의 게임을 많이 해온, 소위 말해 겜덕으로서의 ‘게임 짬’이 많이 발휘된 그런 경험이 있으실까요?
최제원: 네 있죠. 텍스처링을 할 때 저희 회사는 손맵(포토샵으로 직접 일일이 오브젝트 면을 그리는 것)으로 오브젝트를 만들기 때문에 직접 그려야 해요. 오브젝트를 많이 보고, 봐온 사람일수록 유리하겠죠. 어차피 스킬은 배우면 늘고 할 수 있거든요. 아무것도 배우지 않은 사람도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제 어려운 부분은 색감이나 분위기 살리는 것? 그건 배우더라도 어렵거든요. 감각을 키우기 위해서는 게임을 많이 해본 사람이 진짜 압도적으로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
|
|
하이픈: 배경 모델러 직무는 진짜 게임을 좋아한다면, 덕업일치의 꿈을 이룰 수 있으며 게임 플레이어로서의 성향을 잘 녹일 수 있는 그런 직무 중 하나라고 볼 수 있겠네요.
최제원: 적어도 저한테는 그랬던 것 같아요. 사실 게임 업계에 있는 직무 자체가 다 게임을 좋아하면 더욱 즐겁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진짜 게임으로 덕업일치를 하고 싶다면 저는 기획 파트를 지망하는 것을 가장 추천합니다. |
|
|
하이픈: 게임 기획 파트 말씀이신가요? 이유에 대해서 여쭤봐도 될까요?
최제원: 기획은 말 그대로 내가 그리는 게임을 하나부터 열까지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죠. ‘내가 이런 게임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생각하신다면 더더욱 말이죠. 내가 진짜 게임을 너무 좋아해서, 내 취향이 가득 담긴 게임을 만들고 싶다. 그러면 기획자가 되어 가지고 기획하는 거죠. 그러면 이제 타 부서 사람들이 그것을 다 도와주는 것이죠. 게임 기획에도 여러가지 파트가 있어요. 퀘스트만 만드는 파트도 있고, 클라이언트랑 협업해서 상호작용하는 코딩하시는 분들도 있고요. 그리고 뭐 캐릭터 성장하는 데에 있어서, 어떻게 성장하게 할 것인가 이런 것만 하는 분들도 있고요. |
|
|
하이픈: 흥미롭네요! 다음 질문은 배경 모델러로서 활동하기 위한 준비과정에 대한 것인데요. 지금의 직무 역량에 이르기까지 크게 도움이 되었던 활동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학원을 다니셨나요?
최제원: 네. 학원에 다녔죠. 사실 학원 다니는 학생 입장에서는 현직자를 만날 기회는 아주 적고요. 활동할 수 있거나 참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도 사실상 없다고 보면 될 거 같아요. 그리고 취업도 학원만 다닌다고 무조건 다 되는 건 아니에요. 왜냐하면 이제 회사에서도 신입이라고 해서 무조건 뽑는 것이 아니고, 포트폴리오가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포트폴리오 퀄리티가 받쳐주지 않으면, 취업도 잘 안 됩니다. 학원 다니면서 진짜 열심히 했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무조건 연습 또 연습, 계속 연습하는 게 제일 중요했었고, 또, ‘아트스테이션(ArtStation)’이라는 홈페이지가 있어요. 게임 개발자들이 본인이 만든 거를 포트폴리오로 만들어서 올려놓는 웹사이트거든요. 그런 것을 계속 보면서 참고할 수 있는 자료들을 모았습니다. 저는 이런 활동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
|
하이픈: 배경 모델러로서 기본적인 역량을 키우기 위해 학원에 다니기는 했지만, 학원만 믿고 있을 수는 없다, 이런 말씀이실까요?
최제원: 그렇죠, 진짜 극단적으로 비싸고 좋은 학원에 가게 된다면, 선생님들이 현직자들에게 어떤 포트폴리오가 잘 먹히는지 잘 알긴 아시니까 도움이 된다고는 하더라고요. 근데 이제 수강료가 엄청 비싸요. 그래서 저는 국비 지원이 되는 학원을 다니시는 걸 추천해 드립니다. |
|
|
하이픈: 제원 님도 국비로 학원에 다니셨던 거죠?
최제원: 네. 저도 국비로 다녔습니다. |
|
|
하이픈: 국비 지원으로 학원에 다니시면서 학원으로만 채울 수 없는 부분들은 내가 혼자 연습하고, 또 현직자들의 포트폴리오를 올리는 아트스테이션을 참고하셨다는 말씀이시네요. 혹시 현직자와의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해 따로 하신 노력은 없으셨나요?
최제원: 있었죠. 아트스테이션을 보면, 진짜 유명한 모델러분들이 많아요. 이제 그 사람들에게 제 포트폴리오를 봐달라고 메일을 보냈거든요. 그럼 또 감사하게도 답장을 해주는 사람들이 있어요. 저는 ‘어세신 크리드: 발할라’를 만드신 모델러에게 메일을 보내서 답장받을 수 있었거든요. 이메일로 되게 세세하게 알려주시더라고요. 참, 그거는 이제 영어로 보내야 합니다. 거의 다 외국인 분들이거든요. 내가 영어를 잘 못해도 괜찮습니다. 번역기가 잘 되어있기 때문에 (웃음). 중요한 건 어떻게든 내가 발전하고 피드백을 얻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 노력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
|
|
하이픈: 정말 멋진 말씀이십니다. 그러한 노력이 실제로 면접에서 어필이 돼서 합격이 됐다고 생각하시나요? 면접에 대해서 스스로 좀 평가하신다면?
최제원: 이제 그런 것도 좀 더 보너스 점수가 되긴 하겠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무조건 포트폴리오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포트폴리오’를 제대로 만드는 게 핵심입니다. 포트폴리오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으면, 아예 면접 기회조차 없어요. 포트폴리오에 대한 팁을 몇 가지 드리자면, 제가 예전에 차장님, 팀장님께 여쭤본 적이 있는데, 요즘 포트폴리오를 올리시는 분들은 되게 보정을 많이 해서 되게 예쁘게 보이려고만 하는 경향이 많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현직자들은 보정이 많이 들어가지 않은 실제 맵핑 실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많이 보기 때문에 그 부분을 말씀드리고 싶네요. 그리고 색깔 매치하는 감각, 색감이 잘 드러나게 맵핑하는 감각에 대해서 탄탄하게 준비한 포트폴리오들을 ‘좋은 포트폴리오’라고 평가합니다. 드로잉 하는 실력은 계속하다 보면 늘어요. 근데 감각은 잘 안 늘지 않거든요. 그래서 색깔 매치하는 그 감각을 중요하게 보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중요한게 있는데요. ‘최적화’할 수 있는지를 포트폴리오에서 보여주는게 중요합니다. 이 때 말하는 ‘최적화’는 ‘오브젝트의 용량을 최대한 가볍게 만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오브젝트의 텍스쳐(표면) 용량이 너무 크거나 텍스쳐 자체가 많으면 오브젝트가 굉장히 무거워지거든요. 예를 들면, ‘3ds MAX’ 툴에서 어떤 오브젝트를 만들 때, 그 오브젝트의 면을 ‘폴리곤’이라고 해요. 그 폴리곤의 수를 최대한 적게 쓰면서도 형태를 잘 잡는 것이 중요해요. 그리고 폴리곤을 맵핑, 텍스처링하려면, 그 오브젝트를 툴 안에서 도안을 펴야 해요. 전개도처럼 펴는 작업을 하게 되거든요. 그거를 ‘UV를 편다’고 하는데, UV를 펴면 도안을 한 장에 배치하게 돼요. 그때, 공간을 최대한 낭비하지 않고 얼마나 효율적으로 배치를 해서 그래픽을 안 깨지게 만드는 것이 최적화입니다. 이 과정이 정말 중요합니다. |
|
|
하이픈: 정리하자면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색감’과 ‘최적화’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게임도 결국에는 최대 용량이 정해져 있고, 용량을 효율적으로 써야 하기에 자신에게 주어진 자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이런 말씀이시죠?
최제원: 네 그렇죠. 쉽지 않은 역량들이고 회사도 신입 모델러들이 완벽하게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래도 조금이라도 최적화와 색감에 대해 생각하려고 한 것, 연습하면서 익힌 기술들이 포트폴리오에 녹아 있다면 굉장히 좋게 평가하죠. |
|
|
하이픈: 배경 모델러를 준비하는 분들께 정말 정말 중요한 팁들이네요! 이제 또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현재까지 근무하시면서 정말 뿌듯했던 순간, 즐거웠던 순간 또는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최제원: 게임을 만드는 입장에서 아무래도 제일 보람이 됐던 거는, 제가 만든 오브젝트로 구성된 맵이 플레이 할 수 있는 환경으로, 딱 CBT처럼 나와서 유저들이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면 굉장히 보람되죠. 게임을 개발한다고 해서 런칭까지 할 수 있는 회사가 그렇게까지 많지는 않다고 하더라고요. 엎어지는 경우도 많고, CBT 같은 것도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본인이 만든 게 플레이어가 즐길 수 있을 때까지 발전된다면 정말 보람된 것 같아요. 반대로 뒤집어 말씀드리자면, 열심히 노력한 결과물이 엎어지게 된다면, 기대만큼 굉장히 실망할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
|
|
하이픈: 그럼 반대로, 배경 모델러 괜히 했나 싶을 정도로 정말 힘든 순간이라든지. 현실을 깨닫게 된다든지 화가 정말 났던 순간이 있다면? 얘기해주실 수 있을까요?
최제원: 지금까지는 그런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직장이 너무 재밌고, 너무 적성에 잘 맞아서요. 정말 행복하게 다니고 있어요. 회사도 진짜 너무 좋습니다. 진짜 이렇게 얘기하면 이상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지금 제 인생에서 제일 재밌는 순간은 회사에 가는 시간인 것 같습니다. |
|
|
하이픈: 대박이네요. 그렇다면, 선배와 함께 일하다 보면, 주의해야 할 순간이 있다든지,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으니 조심하라든지. 그런 조언들은 없었을까요?
최제원: 일단 저희 회사에는 좋은 사람들만 계셔서요. 보통 게임 회사는 요즘에는 00님으로 호칭 통일을 해서 직급을 없애는 추세인데, 저희 회사는 아직 직급이 있어요. 그런데도, 저희 선배님들은 너무 잘 챙겨주시고, 동기들끼리도 잘 지내고 있어요. 트러블은 아직 한 번도 보지 못하였고요. 특히 저희 팀은 진짜, 저희 차장님은 저를 딸처럼 생각해주셔서요. 저는 받는 것도 너무 많고, 스트레스도 정말 하나도 받는 일이 없고요. 게임 업계가 근데, 회사마다 다 다른 근무 환경인 거 같아요. 저는 다른 곳을 안 가봐서 잘 모르겠지만, 저희 회사는 너무 좋습니다 (웃음). 회사에 ‘동료들이 순하다’ 이런 평이 많아요. |
|
|
하이픈: 직무 관련 마지막 질문입니다. 배경 모델러 직무에 있어서 취업 전에는 말씀해주셨듯이 열심히 연습하고 포트폴리오를 채우는 것이 중요하다면 취업 후 현직자로서, 또 승진과 커리어 향상을 위해서 준비해야 하는 것이 있다면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최제원: 게임 업계에 들어오시면 숙명과도 같은 것인데요. 게임 업계에서 계속해서 새로운 툴이 나와요. 그리고 그 툴이 또 트렌드를 따라가요. 그래서 어떨 때는 A라는 툴을 썼었는데, 새로운 툴이 나왔는데 만약 그 툴이 더 좋다면, 새로운 툴을 다시 공부해야 해요. 그래서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이 싫다고 하면은 게임 업계는 별로 추천해 드리고 싶지 않아요. 그렇지만,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면, 게임 업계가 되게 잘 맞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제 한 가지 툴을 익히는 데에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려요. 저 같은 경우는 이제 손맵 스타일의 캐주얼 게임을 개발하고 있잖아요. 근데 이제 ‘리니지’나 ‘검은 사막’ 같은 경우는 실사 게임이에요. 실사에 맞는 툴은 또 따로 있어요. 그러면 그 툴을 또 공부해야 하는 거죠. 이직하고 싶다면, 그 툴에 맞는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하죠. 그래서 지금 현직자들도 현 회사에 죽을 때까지 뼈를 묻겠다가 아니라면, 아무리 연차가 올라가더라도 계속해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그러한 점에서 계속 공부해야 하는 것이죠. 저같은 경우는 실사를 공부하기 위해서 ‘지브러시(ZBrush)’랑 ‘서브 스탠스 페인터(Substance 3D Painter)’라는 툴을 공부하려고 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저는 현재 ‘3ds MAX’를 활용해서 일하고 있는데요. 요즘은 또 대부분 블렌더(Blender)를 사용하는 추세여서요. 지금 배경 모델러를 준비하신다면 블렌더부터 공부하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
|
|
하이픈: 다음은 인터뷰의 ‘산업’ 파트로 넘어가 볼게요. 게임 업계, 또 모바일 게임 업계에서 현직자로서 느끼는 부분들을 여쭤보고 싶은데요. 게임을 좋아하던 플레이어에서 현직자가 되기까지 게임업계에서 일하고 싶어진 계기나 경험, 생각의 변화가 있을까요?
최제원: 게임을 좋아해서 게임 업계로 오게 된 거는 단편적인 이유에 불가해요. 현실적인 이유가 제일 컸죠. 코로나를 겪고 ‘비대면 산업 중에서 기술을 터득해서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직무가 뭐가 있을까?’를 고민하다 게임 업계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
|
|
하이픈: 그렇다면 혹시 코딩을 배워서 개발자로 일을 한다든가, 비대면 중국어 수업 강사 같은 직무는 고려해보신 적 없으신가요?
최제원: 일단 여행이나 해외에 나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언어를 가르치는 것에 매력을 못 느낀 것 같아요. 게임 업계는 코로나가 시작되면서부터 완전 호황을 맞아 이 업계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
|
|
하이픈: 요즘 뜨는 산업군에 들어가는 것도 중요한 부분 중에 하나이니까요. 하고 싶은 일이지만, 사향 되는 산업이라면 또 비추천하는 그런 경향이 있잖아요.
최제원: 네. 그것도 그렇고 또 다른 이유가 게임 업계는 포트폴리오가 중요해요. 포트폴리오 이외의 스펙을 거의 안 봅니다. 내가 노력하는 것만큼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게 포트폴리오거든요. 저는 노력은 자신 있었기 때문에 ‘포트폴리오도 잘 나올 거고, 그럼 취업도 가능하겠다.’ 이런 생각으로 했었던 것 같아요. 또, 게임 회사가 나이를 별로 안 본다고 하더라고요. 지금도 안 보는진 모르겠지만, 저도 20대 후반에 시작해서 20대 후반에 취업하게 된 케이스입니다. |
|
|
하이픈: 나는 노력할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 정말 멋진 말인데요? 다음 질문입니다. 게임을 좋아하는 플레이어로서의 시각과 게임을 제작하는 배경 모델러의 시각을 비교했을 때, 게임이나 모바일 게임을 바라보게 된 가치관이 좀 달라진 부분들이 있을까요?
최제원: 텍스처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와요. ‘이 텍스처를 어떻게 표현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죠. 보통 게임에는 다 스토리가 있잖아요? 그런데 저는 스토리보다는 배경을 봐요. 원래도 배경을 좋아했지만 지금은 거의 배경만 보는 것 같습니다. 모델링이라는 게 영화나 영상 이런 곳에서도 굉장히 많이 쓰이거든요. 그럼 ‘이거 이렇게 했겠다, 어떻게 만들었겠다’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되죠. |
|
|
하이픈: 본인의 개발에 녹여내려는 인사이트들을 또 얻으시는 거네요. 어떤 게임을 하든지 거의 텍스처에 집중해서 본다.
최제원: 네 맞습니다. 게임마다 쉐이더(명암)가 달라가지고 스타일이 달라져요. 예를 들면 같은 캐주얼 게임이라도 ‘젤다의 전설’이랑 ‘원신’ 게임을 비교하면 생긴 게 다르잖아요. 그게 쉐이더 때문이거든요. 이건 어떤 쉐이더를 사용해서 만화 같은 느낌을 많이 냈구나. 이런 것들을 좀 많이 보게 됐죠. |
|
|
하이픈: 게임업계뿐만 아니라 여행업계, 영업직 등 여러 산업군에서 다양한 직무로 일하신 경험이 있으시잖아요? 본인이 일해보신 업계들과 비교했을 때 타 업계와 구별되는 게임업계만의 특징이 있나요?
최제원: 제가 과거에는 영업사원이었어요. 성격 상 영업직에는 잘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지금은 앉아서 자기 할 일만 하면 돼서 너무 만족합니다. 배경 모델러는 작업 시간이 길어요. 다른 파트들도 개인 작업이 있다 보니 책상에 앉아서 끝날 때까지 작업만 해야 하는데, 저는 앉아서 몰두할 수 있는 걸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회사마다 다르긴 하지만 내가 집중해서 일하고 있을 때 누가 터치하는 사람이 없어서 좋아요. 물론 데드라인을 엄격하게 정해놓고 재촉하는 회사, 하나하나 다 컨펌 받아야 하는 회사, 업무량이 너무 많아서 다른 일을 전혀 할 수 없다는 곳도 많아요. 저희 회사는 그냥 업무를 하고 있으면 터치를 안 하기 때문에 자유롭게 다들 헤드셋 끼고 음악 들으면서 개인 작업하는 게 저는 굉장히 좋더라고요. 앉아서 오래 집중해서 하는 일이 버거우신 분들은 모델러라는 직업을 선택하시면 힘들 거예요. |
|
|
하이픈: 게임 업계는 내가 경험했던 다른 업계랑은 다르게 ‘이런 게 좀 신선하다’라든지, 아니면 처음 느껴보는 경험같은 것들이 있으실까요?
최제원: 팀워크가 중요한 업종인 것 같아요. 영업사원으로 근무할 땐 팀워크가 필요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모델러로 일하고 있는 지금은 내가 하는 작업이 또 다른 파트로 넘어가서 상호작용을 해야 하기 때문에 팀워크가 중요하다고 느껴요. 상사분들이 하시는 말씀이, 실력이 출중하기만 한 사람보다 실력이 뛰어나지는 않더라도 성격이 굉장히 무난하고 팀워크가 좋은 사람들이랑 더 일하기 편하다고들 많이 하십니다. 상호 작용해야하는 일이 많은데 하는데 ‘나는 나만의 길을 가겠다, 혼자 하겠다’ 이러면 같이 작업을 할 수 없으니까요. 팀워크가 중요하다는 게 새롭고 제가 경험한 이전의 업계들과 좀 다른 것 같아요. 회의부터 적용까지 긴 시간이 걸리지 않는 부분이 저는 좋더라고요. 제 작업물이 타 팀과도 상호작용이 굉장히 잘 되고 속도도 빨라요. |
|
|
하이픈: 상호작용이라는건 일정 조율같은 것들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최제원: 네. 일정 조율도 있을 수 있고, 예를 들면 어떤 기둥을 만들었는데 기둥이 반짝반짝 빛이 나게 하고 싶다. 그러면 이펙트 팀이나 기획 팀한테 추가해 줄 수 있는지, 아니면 반짝거리는 쉐이더를 만들어서 눈 내리는 마을에 적용을 해 줄 수 있는지 이런 식으로 하는 거죠. 스케줄을 조정해요 ‘될 것 같다, 안 될 것 같다’ 이런 식으로요. 전체적인 게임 컨셉트와 개발 계획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 교환 같은 것도 있겠네요. |
|
|
하이픈: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줄 알고 존중할 수도 있으며 자기 아이디어도 확실하게 있는 사람이 높게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거네요. ‘산업’ 파트의 마지막 질문입니다. 모바일 게임 업계의 10년 후의 모습은 어떨 것 같으신가요? 자유로운 시각을 공유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최제원: VR, AR, 메타버스나 아니면 코인을 이용해서 게임에서 돈을 버는 게 실제 수입으로 이어지는 방식(P2E, Play to Earn). 이 게임 업계의 미래라고 하긴 하는데요. 사실 현직자들의 입장으로 봤을 때 메타버스를 지금 개발하는 회사는 안 가는 게 좋다고 얘기를 해요. 왜냐하면 아직 메타버스를 완벽하게 개발할 수 있을 정도의 기술력과 상용화될 수 있을 정도의 기반이 아직 없나 봐요. 그래서 지금 당장 개발하겠다고 하는 회사는 경력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런 느낌이 있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어떤 플랫폼에서 게임이 개발되든지 간에 저의 개인적인 목표는 전문가가 되고, 리더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래픽 파트에서 리더가 된다고 하면 아트 디렉터가 되는데 저는 꾸준히 해서 아트 디렉터까지 올라가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
|
|
하이픈: 아트 디렉터라는 건 그러면 컨셉부터 원화까지 다 총괄하는 건가요?
최제원: 그렇죠. 다 디렉팅하는 거죠. 어떤 컨셉으로 가자 어떤 분위기로 가자 이런 걸 다 디렉팅하는 거죠. 그래픽에 대한 총괄. 그에 맞는 그래픽을 제작하는 데 있어서 모든 그래픽 파트를 다 총괄하는 게 아트 디렉터죠. |
|
|
하이픈: 앞으로의 10년 동안 모바일 게임 업계 자체는 계속 우상향 성장할 것이라고 보시나요?
최제원: 네. 게임의 역사는 굉장히 길잖아요. 컴퓨터가 생겼을 때부터 지금까지 쭉 인기 있는 분야이다 보니까 저는 게임에 대한 인기는 사그라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안 좋은 부분이 있다면 오히려 미래 기술들이 많이 개발이 되고 현실이랑 접목되는 경우가 생기면 아마 중독 같은 증세가 더 심해지지 않을까? 사람들이 더 몰입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
|
하이픈: 그런 부분들에 대한 윤리적 고민도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최제원: 그렇죠. 너무 중독되게끔 하면 안 되겠죠. 사실 지금도 게임 중독자라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게임이 지금은 모니터 속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너무 중독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까 만약에 가상 현실이 된다. 현실과 게임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지면 이제 현실로 돌아오고 싶지 않을 사람들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론 그렇게 생각합니다. 말하고보니 좀 너무 먼 미래의 얘기인 것 같기도 하네요. |
|
|
하이픈: 국내 게임 개발사의 미래와 해외 게임 개발사의 영향력에 대해서 논하는 경우도 있는데 제원 님은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최제원: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게임이 좋은 게임을 만들어야 성공을 하는 건지 아니면 게임의 매출이 잘 나와야 성공하는 건지는 각자의 생각과 가치관에 따라서 달라지는 거라서요. ‘젤다의 전설’을 예로 들자면 사람들이 ‘잘 만든 게임이다, 명작이다’라고 얘기는 하지만 과금 시스템이 없어서 개발한 비용과 명성에 비해서 수익이 천문학적으로 발생하지는 않았어요.
근데 게임성은 떨어지지만 어떤 부자가 게임에 너무 빠져서 과금을 많이 했다. 그러면 수익이 엄청 많이 나는 거죠. 그래서 국내 게임사든 해외 게임사든 ‘어떤 곳이 전망이 좋은가?’ 이렇게 질문을 받는다면 어떤 환경이 좋은 환경인가를 아직은 잘 알 수 없어서 단언할 수 없는 것 같아요. |
|
|
하이픈: 좋은 의견 감사드립니다. 벌써 이렇게 두 번째 파트가 끝났고요. 마지막 파트는 ‘회사’ 파트입니다. 수많은 게임사 중 특별히 G사에서 근무하시게 된 이유가 있으신가요?
최제원: 지원한 기준은 회사 이름이 조금 유명해야 했었고 제가 손맵 기술밖에 없다 보니까 손맵으로 일을 할 수 있는 회사, 이 두 가지를 기준으로 잡았습니다. |
|
|
하이픈: 합격할 때 어떤 느낌이셨어요? 놀랐다든지, 아니면 확신이 있었다든지
최제원: 이 회사는 면접할 때부터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뭔가 ‘될 것 같은데’ 이런 생각이 들어서 딱히 긴장하고 이랬던 건 없고 (웃음) 근데 이제 마지막에 떨어졌던 그 회사는 이제 좀 굉장히 유명하고 굉장히 연봉이 높기로 유명한 회사거든요.
그래서 조금 아쉬웠죠. 여기 합격해서 좋긴 좋았는데 이제 거기 갔었으면은 ‘신입이지만 어마어마한 연봉을 받을 수 있었는데’ 약간 이런 생각이었어요. 근데 지금 생각해 보면 여기에 잘 온 것 같아요. 지금 회사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생각했던 것보다 행복하게 잘 다니고 있어서 돈을 많이 주는 것보다 내가 더 편하게 더 이제 안정된 마음으로 성장을 할 수 있는 곳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
|
하이픈: G사의 채용 프로세스는 어떻게 되나요?
최제원: 채용 프로세스는 ‘서류 - 1차 면접 - 2차 면접 - 합격 여부’ 순서입니다. 1차는 직무 면접을 보고요. 2차는 이제 연봉 협상이나 아니면 인성을 위주로 면접을 봅니다. |
|
|
하이픈: 아까 서류든 면접이든 포트폴리오가 중요하다고 하셨잖아요. 내 포트폴리오에서 ‘이건 진짜 자신 있었다’, ‘이건 나의 필살기다’ 하는 것이 있나요?
최제원: 색감을 잘 뽑으려고 노력했어요. 면접 볼 때도 실제로 칭찬을 들었었고요. 사실 기술이야 많이 그려본 사람일수록 더 좋아지는 건데 색감 같은 감각은 그냥 진짜 타고나는 거라서 색감에 대한 이해도가 있는 것 같다고 칭찬받았었죠. |
|
|
하이픈: 면접 방법에 대해서 좀 더 여쭈어볼게요. 직무면접 때는 테스트 없이 구술로 다 진행이 되는 건가요?
최제원: 여기서는 일반적인 방식으로 면접을 봤었고, 큰 회사들은 테스트를 보기도 하죠. 테스트를 볼 때는 시간이 빡빡한 편이고 완성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퀄리티도 중요한 것 같아요. |
|
|
하이픈: 1차, 2차 면접 때 좀 특별히 기억나는 질문이나 상황 있으실까요?
최제원: 직무면접은 이제 제 사수가 되실 분들이랑 팀장님이랑 다 들어오기 때문에 보통 2 대 1이나 3 대 1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고 이제 인성 면접이나 임원 면접 같은 경우에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인데 저는 한 분 들어오셨어요.
1차 직무면접 때 보통 작업 기간을 물어보거든요. 작업 기간은 짧으면 짧을수록 좋죠. 근데 이제 신입 때는 그게 빨리빨리 되기가 힘들어요. 처음 해보는 사람들은 그래서 ‘이제 얼마 정도 걸렸습니다.’ 얘기를 하면 이제 ‘이만큼 줄여야 한다.’ 말씀을 해 주시더라고요. 그러면 ‘네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그거를 ‘공부해서 열심히 연습해서 그렇게 만들겠습니다.’ 하는 의지를 보여주는 게 좋은 것 같고요.
그리고 인성 면접에서는 아까도 말씀드렸던 그 팀워크를 굉장히 중요하게 보기 때문에 갈등 상황에서 어떻게 해결했는지를 물어보더라고요. 저는 친구랑 싸워본 경험이 있냐 뭐 이런 걸 물어보셨어요. 그래서 싸워본 경험을 얘기하고 어떻게 해결했는지 얘기하고 또 저는 여행사에서 C/S 업무를 했었기 때문에 민원 해결하는 게 일이었어요. 이제 그 경험을 살려서 내가 이런 클레임들을 다 어디서 다 해결했다. 이렇게 얘기하니까 이게 굉장히 큰 점수를 받았던 것 같아요. 커뮤니케이션 스킬 어필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데, 저는 좀 운이 좋게 이전 직무가 민원 응대랑 영업이니까 다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었어서 그런 부분들을 좋게 보신 것 같아요. |
|
|
하이픈: 겸손하시네요 (웃음). 현재 회사에서 일하는 장점, 사내 복지 특징, 좋은 기업문화 등이 있다면 마음껏 자랑해주시기 바랍니다! 본인이 속한 부서나 주변의 동료 자랑도 괜찮습니다.
최제원: 진짜 거의 매일매일 감동하는데 저는 막내 사원이잖아요. 저희 파트뿐만 아니라 타 파트 분들도 굉장히 이제 잘 챙겨주시고 신입분들이 오시면 진짜 잘 대해주세요. 우리 회사는 일단 텃새나 꼰대, 이런 거 하나도 없고요. 그리고 이제 과장 차장님급 정도가 되면 거의 중년이신 분들이 많으신데 그분들도 다들 엄청 순둥순둥하시고, 괴팍하신 분들이 한 분도 안 계세요.
또 주임님들은 바로 제 바로 위잖아요. 그분들은 거의 진짜 일대일 마크하다시피 바로 책상도 옆에 있고 하니까 뭐 모르는 거 있으면 한 번도 진짜 한 번도 짜증 안 내고 그냥 무한대로 계속 대답을 계속해 주세요. 그리고 항상 응원도 해주시고 격려도 많이 해 주십니다. 차장님은 진짜 밥 먹으러 갔을 때 뭐 사주시는 거 엄청 많고 음료수 사주시고 이런 식으로 엄정 잘 챙겨주세요.
진짜 너무 좋아서 진짜 단점을 생각하려고 해도 생각이 잘 안 나네요! |
|
|
하이픈: 정말 최고네요! 다음 질문입니다. 최근에 참여하신 프로젝트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셨는지, 업무 중 특별히 기억나는 순간은 어떤 것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최제원: 제가 참여한 게임은 시리즈가 굉장히 오래되었는데 저는 공교롭게도 잘 몰랐어요. 그래서 지금 이 시리즈를 플레이하는 건 이번이 처음인데 저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재밌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현금구매 유도하는 게임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근데 이 게임은 막 그렇게 현질할 게 막 심하지 않아요. 그래서 더 좋은 것 같고 제가 기획파트 분들한테 과금하는 거 싫으니까 약간 성장하는 데 필요한 아이템들 좀 많이 뿌려달라고 얘기하면 또 그런 것도 다 들어주세요. |
|
|
하이픈: 프로젝트에 참여하신 게임만의 매력이라고 한다면 어떤게 있을까요? 성장하는 캐릭터를 보는 매력일까요? 아니면 다양한 맵 오브젝트를 보는 매력일까요?
최제원: 저는 일단 손 클래식한 손맵 중에서도 굉장히 아기자기하고 그래픽이 이제 좋게 개발된 게임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이제 성장 같은 경우에는 신화를 모티브로 해서 하는 거기 때문에 그냥 무난하게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것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거는 그래픽도 있지만 애니메이션 굉장히 좋아합니다. 움직임이 굉장히 자연스럽고 공을 많이 들이셨어요. 그리고 전부 다 더빙도 다 돼 있고요. 사운드 팀에서 굉장히 공을 들여가지고 음성도 다 입혔습니다. |
|
|
하이픈: 끝으로 모바일 게임업계에서, 또는 게임모델러 직무로 일하고 싶어 하는 분들을 위해 꼭 해주고 싶은 한 마디가 있다면?
최제원: 진짜 딱 한 마디로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드리자면, 모델러가 되려면 궁둥짝으로 해야 한다. 노력하는 것에 자신이 없다면 하면 안 될 것 같아요. 왜냐하면 같이했었던 동기 중에서도 포트폴리오 완성 자체를 못 하는 친구들도 많았어요. 포트폴리오가 한 번에 뚝딱 만들어지는게 아니라 완성하는데 6~8개월 정도 걸려요. 그런데 이 과정에서 사람들이 점점 해이해져요. 도중에 낙오자가 굉장히 많이 생기거든요. 그래서 내가 만약에 앉아서 뭔가 꾸준하게 끈기 있게 하는 걸 잘하지 못한다. 이러면 모델러는 도전하시지 않는 걸 추천해 드립니다. 하지만 노력하는 것이나 오래 앉아있는 것에 자신이 있으시면 도전하시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
|
|
하이픈: 귀중한 조언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로써 오늘 준비한 질문은 모두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인터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최제원: 네 감사합니다~ |
|
|
*본 인터뷰는 인터뷰 대상자의 확인과 검수를 마쳤음을 알려드립니다 |
|
|
하이픈 프로젝트는 게임 산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관심이 있으시다면 뉴스레터를 구독해 주세요
인터뷰 대상자 관련해서 궁금한 점이 있다면 아래 이메일로 연락해주세요!
projecthyphen.kr@gmail.com
|
|
|
edited by hyphen project 강수진, 김산하, 정효성, 한유림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