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in 더 스토리]5월호_모부기(Mobugi) 유지훈님 게임 in 더 스토리 7월호: 빈본 김진영 해설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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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발로란트 마스터스 상하이(Valorant Matsters Shanghai)'에서 '젠지 이스포츠(Gen.G Esports)가 우승하며 아시아권 팀 최초로 발로란트 국제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었습니다! 정말 감동적인 순간이었죠.
대한민국에서 발로란트가 서비스를 시작하고 리그가 개최되며 첫 발로란트 국제대회 우승팀이 나오기 전까지 혼을 담은 열정으로 선수들의 플레이를 중계해주던 분이 계십니다. 바로 '빈본' 김진영 해설님입니다. FPS 이스포츠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 빈본님의 일대기를 지금 인터뷰로 만나보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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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픈: 반갑습니다! 독자분들에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이스포츠 해설가로 활동하는 빈본, 김진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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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픈: 닉네임의 유래가 어떻게 되나요?
다른 분들처럼 큰 의미가 있지는 않아요. 7~8살 어린 나이에 게임을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닉네임을 막 지었죠. 그러다가 중학교 2학년에 게임을 좀 더 재밌게, 진지하게 임하는 마음으로 닉네임을 다시 정했어요. 당시에 부모님께서 제가 게임하는 걸 엄청 반대하셨습니다. 그래서 PC방도 몰래몰래 다니고, 여러모로 가난했어요. 그걸 보고 친구가 ‘너 가난하니까 “거지”같은 걸로 닉네임 해’ 그러다라고요. 거지는 너무 없어보이고 가난하니까 ‘빈곤’, 거기서 앞글자만 좀 바꿔서 ‘빈본’으로 정했습니다. 씁쓸한 스토리지만 지금은 빈곤하지 않고 행복하니까 괜찮습니다 (웃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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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픈: 이스포츠리그 해설로서의 하루 일과는 주로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방송에 있는 날은 사실 크게 직장인과 다를 게 없죠. 방송 있는 날은 일어나서 준비하고, 출근 미리 해서 자료 보고, 그 다음에 리허설 하고, 방송 들어가고요. 그리고 퇴근해서 시간 여유가 된다면 그 날 방송을 모니터링하죠. 아니면 다음 날 바로 중계가 있거나 분석 데스크에 들어가면 내일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또는 키 포인트는 뭘까 등을 정리합니다. 시즌 중에는 그게 매일 반복이구요. 비시즌은 그냥 매일 게임한다고 보시면 돼요. 매일 게임하고 대회 보는거죠. 틈날 때마다 다른 지역의 팀들의 특징을 분석하고 시청자들에게 정리해서 전달해 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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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픈: 사전준비를 철저히 하시는 스타일이시군요?
방송인들마다 중계를 준비하는 스타일이 다르거든요. 저는 정보들을 제 머릿속에 박아넣는 스타일이라서 입력될 때까지 봐야 되는 스타일이에요. 그래야만 즉흥적으로 빠르게 나올 수 있다고 저는 생각을 해서 최대한 많은 시간을 태워서 보는 편입니다. 게임 해설이라는게 결국에는 시청자들이 이 게임을 몰라도 알 수 있게끔 도와주는 역할이 되어야 하거든요. 그걸 위해서 준비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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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픈: 어떤 계기를 통해 해설로 데뷔하게 되셨나요?
어릴 때부터 정말 다양한 게임을 모두 다 했어요. 다 했고 국내에서 유명했던 게임들을 안 한 게 없고 하다못해 해외에서 유명했던 게임들을 한국에서 안 해도 저는 했어요. 게임을 안 하면 안 되는 병에 걸린 사람처럼 모든 게임을 다 찾아하는 스타일이었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게임해설을 할 준비가 됐던 것 같아요. 준비가 돼 있는 상태에 운이 좋게 때마침 여러 게임들에 중계 제의가 들어왔던 거죠. 사실 모든 게 다 흔히 말하는 ‘타이밍이 잘 맞았던’ 일인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제가 이렇게 열심히 준비를 했어도 FPS 게임리그가 안 나왔으면 저는 아직 백수거나 다른 일을 했겠죠. 모든 건 타이밍이었기 때문에 저는 운이 되게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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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픈: 게임 해설가의 필수 덕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방금 전에 말씀드린 것과 일맥상통하는데요. 타이밍이 좋았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그걸 반대로 얘기하면 결국에는 이 일을 진짜 좋아하느냐, 그러니까 금전적으로 부족하고 힘들어도 오랫동안 버틸 수 있느냐를 본인에게 질문해봐야 될 것 같아요. 돈보다 이 일 자체를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저는 사실 이 업계에서 살아남기가 힘들다고 생각해요. 제 주변에 수많은 선후배 중계진 분들께서 이 일을 하시다가도 결국 다른 일로 넘어가시게 됐거든요. 결국에는 본인의 가치관과 신념의 차이인 것 같아요. 그래서 얼마나 게임을 사랑하느냐, 그리고 나에게 기회가 올 때까지 버티는 끈기가 정말 필요한 덕목인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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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픈: 티어가 낮아도 게임 해설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항상 반문해요. 많은 스포츠에서 선수 시절 1티어, S랭크가 아니었어도 감독이나 코치 로서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사람들 많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사실 게임을 못하더라도 저는 해설가가 될 수 있다라고 생각해요.
물론, 게임을 잘하면 더 플러스적인 요인은 되겠죠. 저 같은 경우는 게임을 직접 해서 체득하는 스타일이에요. 그래서 한 때는 모든 게임을 할 때 상위 티어, 흔히 말하는 1페이지를 찍어야만 해설가로서 떳떳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할 때도 있었어요. 근데 시간이 지나면서 제가 직접 이 업계에서 일을 하면서 꼭 그게 전부는 아니구나라는 걸 더 느끼고 있는 요즘입니다.
누군가 ‘저 게임 못하는데 게임 해설가 할 수 있나요?’ 물으면 ‘할 수 있다’라고 말은 해줄 수 있어요. 하지만 다른 큰 노력이 더 필요하겠죠. 고티어인 사람들보다 게임을 이해하려는 훨씬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거에요. 다른 사람이 1시간 걸려서 이해할 거를 10시간 20시간 걸려서 이해해야 할 수도 있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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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픈: 게임 해설가로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방송 능력(전달력)이다? 아니면 게임 지식이다?
과거에는 게임 지식이 먼저였다고 생각을 했는데 요즘은 방송 능력이 먼저인 것 같아요. 왜냐면, 해설가는 리그를 보는 시청자들이 게임에 몰두할 수 있게 정보를 적절히 전달하는 사람이거든요. 그냥 주구장창 내 게임 지식을 자랑하고 말하는 건 사실 의미가 없다고 봐요.
예를 들면, 선수 출신이거나 상위 티어 출신이라도 해설로 데뷔를 하면 왜 이렇게 못하냐 이런 비판을 듣는 경우가 여기저기서 있었잖아요. 그 이유가 아무리 내가 게임에 대해 많이 알고 있어도, 그걸 방송 쪽으로 빠르게 풀어낼 수 있는 능력이 없으면 게임해설가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거든요. 내가 우승 경력의 전프로여도 사람들은 그 커리어로 제 해설을 판단하는게 아니거든요. 결국 제대로 말해줄 수 없다면 의미가 없기에 게임 지식도 중요하지만 방송적인 능력이 있어야 그 지식이 빛을 낸다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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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픈: 게임 해설가 직업! 정말 하길 잘했다! 하는 순간이 있다면?
특정 대회나 명장면을 말하기보다는, 제가 얘기하는 걸 시청자들과 관중들이 같이 이해하고 같은 감정선에서 같이 녹아들면서 환호를 할 때 또는 희열을 느낄 때가 가장 좋아요. 내가 전율을 느꼈는데 시청자들도, 관객들도 같은 장면에서 전율을 느낀 것 같을 때 그럴 때 저는 제일 기뻐요.
제 직업 자체가 어떻게 보면 사람들이 보기에 되게 화려해 보이거든요. 근데 저는 제 일을 할 때 항상 마음가짐이나, 아니면 주변 친구들 또는 묻는 분들에게 얘기하는 게 해설은 주연이 아니고 조연이라고 생각을 해요. 주인공은 언제나 무대 위에 있는 선수들과 팀들이에요. 그리고 그걸 즐기는 시청자들이 주인공이기 때문이죠. 주연이 있으면 조연이 있는 법이잖아요? 해설이라는 조연은 주연들이 빛날 수 있도록 받쳐주는 역할이고 그 역할이 잘 되어야지만 시청자들이 전율을 느끼고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역할에 충실할 때 저는 기쁜 것 같아요. 그렇게 할 때 조연인 해설도 또 빛날 수가 있는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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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픈: 정말 멋진 말이네요. 선수, 해설, 그리고 시청자가 다 어우러져야한다는 말씀이시잖아요.
그럼요. 이게 순환이에요. 말씀해주신 대로 프로게이머는 팬이 없으면 존재 의미가 없는 거고, 경쟁의 의미가 없는 거예요. 그리고 프로게이머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경기가 없기 때문에 해설의 존재의 의미가 없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서로 맞물리는 상생의 관계인 거예요. 어떻게 보면 그 셋이, 시청자들도 그렇고 관객들도 그렇고 선수들도 그렇고 저희 해설들도 그렇고 셋 다 잘 이루어져야 되는 게 e스포츠의 중계의 묘미인 거고, 나아가 모든 스포츠 중계의 묘미인 거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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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픈: 반대로 게임 해설가 직업! 내가 하지만 이런 부분 참 어렵고 힘들다… 하시는게 있다면?
요즘도 많이 생각하고, 후배들이랑 같이 일하는 선배님들하고도 이런 대화를 많이 하는데 사실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거든요. 모두를 만족시키는 해설을 하고 싶은데 그게 항상 너무 어렵고 힘들다 보니 고민이죠. 어떻게 하면 많은 이들을 만족시키고 즐겁게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해설을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도 아직 해답을 못 찾은 것 같아요.
근데 사실은 제가 볼 때는 앞으로도 못 찾을 것 같아요(웃음). 방송인들끼리도 이런 말을 해요. ‘대통령도 만장일치로 안 뽑히는데(웃음)’ 모두를 만족시키는 정치인도 없잖아요? 하다못해 유재석 씨도 안티팬이 있는데라고 생각은 하지만 그래도 대중들을 최대한 만족시키려고 노력을 해야 되는 게 저희 직업이다 보니까 그런 게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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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픈: 그렇다면 시청자를 만족시키는 것이란 정확히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중계를 할 때 해설을 통해서 이 경기에 온전하게 몰입할 수 있으며, 재미도 있는데 아까 말씀하신 대로 어느 정도의 지식이 녹아든, 삼박자가 다 맞아들어가는 거요. 너무 어렵죠. 왜냐면 매 경기 경기마다 양상이 다르니까요. 어떤 경기는 알다가도 모르는 경기가 있고, 어떤 경기는 너무 드라마틱하게 완성이 되는 경기도 있고, 이 모든 상황에 대해서 완벽하게 해설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니까요. 저의 해설 내용에 대해서 시청자들 의견이 갈릴 수 있는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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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픈: 지금까지 해설 일을 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사실 아무래도 제 첫 방송이겠죠. 제가 첫 방송을 하고 정말 흔히 말하는 ‘깡소주’를 한 3~4병을 깠던 날이 있어요. 너무 못했어서(웃음). 첫 방송을 가끔씩 봐요. 그냥 그냥 심심해서, 또는 재미 삼아, 또는 그냥 예전 방송을 리마인드 할 겸.
인벤에서 했던 ‘히오스 파워리그’였어요. 그때 제가 23~4살 때여서 거의 한 8~9년 전 쯤이고 당시 신정민 해설님과 같이 했던 걸로 기억해요. (신)정민이 형하고 했었던 리그인데 정말 자신 있게 들어갔지만, 사실 너무 어려웠던 해설이었죠. 그래서 그 부분이 아직도 기억 남는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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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픈: 첫 방송을 보시면서 새로운 다짐을 하시거나 초심을 유지하시는 건가요?
옛날에는 다짐을 많이 했던 것 같은데 요즘은 그냥 그냥 재미로 한 번씩 봐요. 그냥 과거 회상이죠. ‘진짜 못했구나, 이런 식으로 했구나, 저 때는 무슨 생각으로 했을까’라는 그냥 그런 느낌.
초심같은 경우는 저는 초심을 잃으려고 노력을 해요. 계속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하겠다는 의미로 이해해주시면 될 거 같아요. 저 같은 경우는 해가 갈수록 목표는 매번 바뀐다고 생각을 해서요. 저는 매 해마다 제가 방송하면서 느끼는 게 있으면 목표가 바뀌어서 ‘초심을 찾겠다’는 느낌으로 첫 방송을 보는 건 아니에요.
사실 매번 발전 없이 똑같이 중계를 하면 이 자리는 대처가 된다고 생각을 해요. e스포츠 중계진이나 방송인들은 내가 다른 해설자들보다 색다른 게 있어야 되고 다른 무기가 있어야지 방송에서 쓰임을 받는 의미가 있거든요. 그게 전문성이 됐든, 외모가 됐든, 목소리 톤이 됐든, 또는 방송 능력이 됐든 뭐든지요. 뭐 하나라도 특출나야지만 자신의 자리가 지켜질 수 있기 때문에 매 해 발전하려고 노력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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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픈: 게임 해설가로서 스스로 생각하시는 ‘나의 장점/경쟁력''은 무엇인가요?
일단은 남들이 보기에는 흔치 않은 외모도 저는 무조건 제 무기라고 생각을 하고요. 잘생기고 예쁜 외모도 무기가 되지만 저의 수염도 제 방송의 캐릭터, 아이덴티티라고 생각해요. 제가 기르고 싶어서 기르는 거지만 방송에도 도움이 되는거죠.
그리고 남들과는 다르게, FPS와 다양한 게임들을 정말 오랫동안 즐겼기 때문에 그 누구도 FPS 게임에 대한 지식에 대해서 저를 따라올 수 없다는 자신감이 있어요. 나무가 나이테가 들듯이 정말 다양한 종류의 FPS를 초등학교 3~4학년 때부터 했으니까 시간으로 따지면 약 20년이 넘게 했으니까요. 그 누구보다도 FPS에 대한 지식이 많다, FPS 게임 중계 준비를 잘 할 수 있다 그리고 잘 표현할 수 있다. 이런 자신감이 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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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픈: 게임 해설가로 일하며 얻은 인생의 깨달음이 있다면?
주연이 있으면 조연이 있다는 점? 어렸을 때는 항상 주인공이고 싶었다. 운동을 했었다보니까 경쟁이 자연스러웠고, 오히려 경쟁이 없으면 하지 않았어요. 게임도 똑같다고 생각해서 자연스럽게 ‘내가 주인공이어야 해’라는 생각이 20대 중후반까지도 있었어요.
그런데 방송을 계속하면서 ‘내가 주인공이 되는 것보다 조연이 돼서 주인공을 빛내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왜 계속 주인공 욕심을 내고 있었을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고요. 그런 욕심을 낼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모든 일에는 화려한 빛만큼 힘들고 고된 어둠이 있다는 것도 깨달았고요. 그래서 2~3년 전부터 이런 것들을 이해하다보니까 세상에는 이런 사람 저런 사람 다양한 사람이 있겠구나하는 여유로운 생각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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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픈: 게임 해설가가 되기 전과 후의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면?
생각보다 별 거 없고 단순해요 그냥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게 되었다 정도? 크게 떠오르진 않네요. 왜냐면 항상 게임을 달고 살았으니까요. 굳이 따지자면 취미가 직업이 되었기 때문에, 비교적 합리적으로 취미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정도죠. 물론 취미가 직업이 되면 좋은 점만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전반적으로 매우 만족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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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픈: 해설가가 되기 전 유년기와 학창시절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93년생이구요. 서대문구 출신 서울 토박이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정말 다양한 운동을 했어요. 안 해본 운동이 없는 것 같아요. 원래는 키가 되게 작았어요.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 정말 작았어서 부모님께서 제가 왕따당하거나 맞고 다닐까봐 걱정이 되셨는지 다양한 운동을 시켜주셨죠. 합기도, 태권도, 검도, 유도, 수영 등을 초등학교 내내 했고 그중에서 수영이랑 유도를 가장 오래 했죠. 특히 유도. 심지어 투포환도 했었구요. 그런데 제가 고등학교 때 다리를 다쳐서 수술을 세 번 정도 크게 했어요. 그래서 운동을 그만두게 됐죠. 그러면서 운동 다음으로 좋아했던 게 게임이다 보니까 그 뒤로는 자연스럽게 게임만 주구장창 했었죠.
게임같은 경우는, 제가 동네 PC방 ‘카운터 스트라이크’ 대회 이런 거를 초등학교 때부터 나갔어요. 그 때는 나이 제한도 없었으니까요. FPS 게임 ‘카르마 온라인’ 대회도 나가고, ‘건즈’ 대회도 나갔었고, ‘서든어택’ PC방 전국 리그도 나갔었죠. 동네 친구들과 같이 대회를 나가고 그 중에서 잘하는 친구들하고 팀을 꾸려서 대회를 계속 꾸준히 나갔어요. 그렇다고 프로게이머가 될 생각은 없었죠. 왜냐면 그 당시 프로게이머는 ‘스타크래프트’만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그냥 친구들과 그냥 상금을 노리고 우승 상금 50만 원, 100만 원 하는 대회에 나간거죠. 어린 나이에는 엄청 큰 돈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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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픈: 20살 성인이 되시고 첫 방송 데뷔까지 3~4년의 시간이 있으셨잖아요. 이 시간동안에는 무엇을 하셨나요?
그 당시 제가 즐겨했던 게임은 ‘도타’였어요. 도타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잘하는 친구들을 만나 팀을 꾸려서 동남아 쪽에서 진행되는 도타 대회를 나가 볼 생각이었어요. 또 동시에 '히어로즈 오브 뉴어스(HoN)도 북미에서 클로즈 베타로 진행하고 있던 시기였어요.' HoN을 하면서 한국 선수들을 모집한다는 글을 보고 드림핵까지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스웨덴 드림맥에 한국 대표로 뽑히기도 했었어요. 근데 문제는 한국에서의 서비스를 종료하게 되면서 드림핵 관련한 지원이 모두 끊겼었어요. 출전권은 있으나, 드림핵을 가기 위한 항공편, 숙식 모두 저희 사비로 해결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라서, 2~3년간 도타 때부터 준비했었던 계획이 무산이 되었죠.
다리 수술로 인해서 군 면제 판정을 받았어서 유학도 준비하고 있던 시기였어요. 그런데 당시에 군 입대 비리가 터졌던 시기라 판정이 굉장히 엄격해지던 시대였어요. 그래서 재검 대상이 됐고, 재검을 받아서 사회복무요원(공익)으로 판정되었어요. 그렇게 계획했던 유학도 못 가게 되었어요. 공익 생활을 하면서 어떤 걸 병행하면서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했었고, 인터넷 방송 플랫폼 ‘다음팟’에서 개인방송을 진행했었죠.
다음팟에서 HoN 방송을 했었고 서비스 종료 즈음에 블리자드에서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 출시를 했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방송을 했었고, 꽤나 시청자 수도 적지 않은 편이였어요. 적으면 2~300명, 많으면 천 명 가까이 제 방송을 봤었어요.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서도 상위 티어였었고, 또 상위 티어끼리의 팀을 꾸렸어요.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 TNL이라고 되게 유명한 팀이 있어요. TNL의 당시 팀원에는 전 스타크래프트2 선수이자 현재는 TFT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SCSC’ 선수, 정우서라고 예전 스타크래프트 선수 출신인 선수와, 현재는 롤 코치를 하고 있는걸로 알고 있는 ‘노블레스’ 채도준 선수와 김경덕이라고 ‘덕덕’이라고 알려진 스타크래프트2 선수 그리고 ‘크레이지무빙’으로 활동했던 스타크래프트2 선수 한기수 선수와 함께 팀을 꾸렸었어요. 정식 대회가 열린다는 걸 저희가 알고 있어서 선수로 준비하다가, 저 개인적으로는 공익이라는 신분과 맞물려서 대회에 출전은 못했었어요. 저는 식스맨으로 대기를 하고 있었고, 다른 팀원은 프로 선수로 데뷔를 하게 되었어요. 저는 선수로 데뷔는 어려우니, 공백 기간동안에 옵저버를 했었어요.
대회는 아쉽게도 출전은 못했지만, 개인 방송은 꾸준히 하고 있었어요. 개인 방송중에 한 팬분께서 인벤에서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해설자를 구한다는 공고를 올라왔다고 알려주셨어요. 그 덕분에 개인 방송을 켠 상태로 이력서를 바로 작성했어요. 근데, 이력서에 마땅히 적을 내용이 없었어요. 학창 시절에 운동을 했어서 이렇다 할 활동 내역이 없었거든요. 다른 스포츠 수상 경력을 쓸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고심 끝에, 초등학생 때부터 꾸준히 출전했던 게임 대회와 게임 대회 수상 경력을 거의 2~30개 가까이 기입했어요.
다행히도, 이렇게나 많은 대회 출전 경력을 면접관께서 신기해하셔서 면접까지 저를 불러주셨고, 면접에서 어떻게 잘 했는지 면접까지 통과하면서 해설자로 합격을 하게 되었어요. 이때가 22살에서 23살로 넘어가는 시기였어요. 그렇게해서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파워리그의 해설위원이 된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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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픈: 정말 다이나믹한 경험이네요. 20대 초반에 이런 경험을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네요 (웃음)
정말 운이 좋았어요. 주변에 도와주시는 분도 많았어요. 제 개인 방송에서 인벤 공고 글에 대해 알려주시는 팬분이 없었더라면, 이 일을 시작하지 않았을 수도 있죠. 또, 타이밍이 되게 중요하다는 게, 능력이 뛰어나도 결국에 나를 써주지 않고, 능력을 선보일 기회조차 받지 못한다면 그 능력을 보여줄 수 없는 업계이다 보니, 다행히도 저는 타이밍이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주변 지인과 이런 대화를 나누기도 했어요. '내가 개인 방송을 안하고 계획대로 유학을 갔었더라면, 지금 한국에 없었을까? 캐나다/미국에서 살지 않았을까?' 라는 얘기를 농담 식으로 한 적이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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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픈: 게임 해설로서 첫 방송을 진행한 뒤에, 어떤 생각이 처음으로 드셨나요?
이전에도 말씀드렸듯이, ‘게임 지식이냐 방송 능력이냐’는 질문에 저는 항상 게임 지식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사람이었어요. 대회 해설을 꿈꾸는 대부분의 사람이 게임 지식을 많이 알고 있으니 방송도 아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다고 생각할 거예요. 근데 방송을 좀만 겪어보면 그렇지 않다라는 걸 금방 깨달을 거예요. 저도 마찬가지로 첫 방송 후에 머리를 세게 맞은 것처럼 그것을 깨닫게 되었죠. 제가 아무리 게임에 대해 많은 걸 알고 있다고 해도, 결국 말하지 못하고 전달을 제대로 할 수 없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 걸 깨달았던 날이었던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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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픈: 그런 깨달음을 얻은 뒤에, 전달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서 어떠한 노력들을 하셨나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사실 연습이나 훈련을 한다고 아주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는 것 같아요. 도움이 되긴 하지만, 실제 방송이랑 차이가 나기 때문에요. 결국엔 방송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방송을 하면서 방송 경험이 누적되어야 여유가 생기니까요. 나이가 들면서 뻔뻔함도 생기고 하면 자연스럽게 전달 능력은 일정 수준까지는 개선되었던 것 같아요. 물론, 방송 능력을 타고나는 분도 있어요. 실제로 그런 인상을 받은 사람도 있었고요. 그렇지 못한 경우라면, 경험치를 쌓을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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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픈: 다음으로, 빈본 해설위원님의 도약 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 오버워치에 관해 얘기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오버워치 해설을 진행하시면서 느끼셨던 감정에 대해 여쭤보고 싶습니다.
오버워치는 제가 정말로 좋아했던 게임이면서 제가 잘했었던 게임이에요. 실제로 프로 선수 제의를 받은 적도 있었어요. 당시까지만 해도 프로에 대한 꿈이 있긴 했어요. 프로 제의가 왔고, 나이도 어려서 데뷔를 해도 충분하지만 프로로 데뷔하지 않은 이유는 제가 제 자신을 돌아봤을 때, 저는 월드클래스 선수가 되진 못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렇게 될 바에는 해설을 계속하자는 생각으로 프로로 데뷔하지 않고 해설을 선택하였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아쉬움이 남아있긴 해요. 선수만이 경험할 수 있는 영역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죠.
그래도 다행히 오버워치 대회 해설을 계속 했었고, 오버워치 초기 대회도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처럼 인벤에서 진행했었기 때문에, 당시 해설을 하던 ‘용봉탕’ 황규형 해설과 같이 하면서 오버워치 대회가 정말 잘 될거라 생각했었어요. 당시 오버워치도 PC방 점유율 1등도 기록하면서 흥행 중이였어서, 오버워치 해설로 자리 잡나 싶었는데 결국에는 여차저차 하면서 다른 게임도 해설하고 하는 포지션이 되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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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픈: 육군 참모총장배 오버워치 대회를 하신 재밌는 경력 이 있으시네요. 군 부대라는 생소한 공간과 e스포츠 방송 계의 대부이신 전용준 캐스터님과 함께 중계하셨는데, 괜찮으셨나요?
그 대회도 인벤에서 진행했었기 때문에, 제가 자연스럽게 해설을 했었죠. 공익이 육군 참모총장배 대회 해설을 한다는게 좀 웃기지 않나요?(웃음) 저도 민망하기도 해서 당시에 ‘이건 아닌 것 같은데’라고 했는데, 인벤이 진행하고 제가 소속 해설위원이니까 진행해라 해서 하게 되었어요. 저는 오버워치도 좋고 대회 해설도 좋다보니, 당연히 하게 되면 좋긴 한데, 약간은 민망했던 기억이 나네요. 되게 재밌는 경험이었어요.
많이 긴장하긴 했어요. 정말 e스포츠 대선배, 대부, 0세대 캐스터님인 '전용준 캐스터'님과 군 부대 내에서 같이 중계를 할 줄은 상상치도 못한 일이라, 정말 식은땀 흘리면 잔뜩 긴장된 상태로 말도 제대로 못하면서 중계했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 생각하면 정말 죄송한 일이죠. 전용준 캐스터님께도, 당시 특별 해설로 온 ‘러너’님께도요. 그래도 다행히 잘 이끌어 주셔서 무사히 마칠 수 있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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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픈: 같은 해에 오버워치 월드컵 해설로도 참여하셨는데요, 당시 이 대회가 굉장히 중요한 대회였잖아요. 한국 대표팀이 우승할 거란 생각을 하셨었나요?
무조건 우승이었어요. 저는 당시 선수들과 게임도 종종 할 정도로 친분이 있었는데요. 게임하면서 이것저것 물어봤을 때, 스크림 성적이 압도적이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이 사실을 알고 있어서 무조건 우승할 거라 생각하고 있었어요. 실제 경기 내용도 일방적이었고요. 이런 내용을 알고 있으니, 우승했을 때 큰 감동이 몰려오지 않았던 것 같아요. 이 때 깨달은 부분이 또 있는데, 중계를 하는 입장으로서 스크림 성적과 같이 정보를 너무 많이 아는 것도 중계에 지장을 주겠다는 걸 깨달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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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픈: '사이퍼즈' 대회 중계도 하신 재밌는 이력이 있어요. 사이퍼즈하면, 사이퍼즈 캐릭터 ‘도일’과 닮았다는 얘기도 있는데, 사이퍼즈와는 어떻게 처음 인연을 맺게 되셨나요?
우선, 제가 사이퍼즈를 1차 CBT때부터 했었어요. 당시에 제가 PC방에 살면서 레나라는 캐릭터만 천 판을 했어요. 그럴 정도로 즐겨했던 게임인데, 우연치 않게 사이퍼즈 해설을 구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어요. 사이퍼즈를 거의 10년 가까이 중계하셨던 정인호 해설위원님에게 이전에 제가 사석에서 ‘제가 사이퍼즈를 옛날에 정말 많이 했었어요’라고 가볍게 얘기를 드렸었는데, 그걸 기억하시고 저에게 제의를 주셨어요. 제의를 받긴 했는데, 한편으로는 오랫동안 안했던 게임이라 걱정과 함께 시작했던 기억이 나네요.
(인게임 캐릭터 '도일'과 닮았다는 말에 대해서는 어떠세요?)
저는 기분이 좋았어요. 사이퍼즈를 사랑하는 분들께 인정을 받은 거기 때문에 좋았죠. 그리고 방송인으로서 캐릭터를 갖는다는 게 되게 중요하면서 쉽지 않은 일인데, 갖게 되어서 행복하기도 했었죠. 도일이 2차 궁극기가 나오면서 대회에 등장했었다가 또 요즘에는 잘 안 나오는 추세인 것 같아요. 더 좋은 탱커들이 많기도하고요. 그래도 도일은 아직도 좋다고 생각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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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픈: 사이퍼즈 액션토너먼트는 현재까지도 진행하고 있네요?
아직도 진행하고 있고, 최근에 대회를 했었어요. 워낙 팬덤이 탄탄하고 게임을 열심히 지켜주고 계시기 때문에 계속해서 대회를 진행하고 있는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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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픈: 이 종목 얘기를 안 할 수 없는데요, 바로 발로란트입니다. 발로란트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셨나요?
발로란트 해설을 생각하고 게임을 시작했던 것은 아니였어요. 당시 북미 CBT 오픈 베타였을 거예요. 기억이 가물한데, 방송을 보면 제가 당첨돼서 드랍스로 키를 받아서 옛날 도타를 같이 했던 지인과 같이 했었어요. 저도 나름의 재미를 느껴서 꾸준히 했었어요.
인벤에서 ‘클랜배틀’이라는 첫 발로란트 대회를 준비 중이였고, 이 대회의 해설자로 저에게 섭외 요청을 보냈었죠. 이때는 제가 인벤에서 나온 시점이라서 저한테 섭외 요청이 왔었어요. 저도 승낙하면서 자연스럽게 발로란트에도 발을 들였고, 지금까지 오게 되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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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픈: 발로란트 팀과 선수에 관해서도 여쭤보고 싶은데요. 빈본 해설님께서 보셨을 때 국내의 강팀들인 ‘DRX,젠지,T1’의 경쟁력과 특색에 대해서, 혹은 ‘아직 주목받진 않지만 눈 여겨 볼 만한 팀/선수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우선 DRX, 젠지, T1이 성장할 수 있는 배경에 대해서부터 얘기하고 싶어요. 한국 팀들의 경우에는 변화에 대해 소극적이었다고 생각해요. 한국 e스포츠 팀의 문화 아닌 문화이기도 하죠. 선수 교체, 팀 리빌딩, 전략 수정과 같은 변화에 대해서 비교적 소극적이죠.
근데 앞서 말씀드린 세 팀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리빌딩이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DRX도 기존의 멤버를 고집하는 게 아닌, 새로운 어린 선수들을 아카데미에서부터 키워 올려 보내며 계속해서 젊은 피를 수혈한 새로운 시도로 인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물론 DRX가 히트를 쳤었던 시절은 기존 선수들이 잘하긴 했었지만, 그조차도 원년 멤버가 아닌 한 명씩 포지션이 변경되긴 하였거든요. 젠지의 경우도 메테오 선수를 제외하고는 싹 다 바뀐 상황이다 보니, 완벽한 리빌딩에 성공했다고 보고 있고요. T1의 경우에는 해외 선수를 영입하면서 조금씩 변화를 가져가려고 하고 있고, DRX나 젠지가 가지고 있는 성향과는 달리 T1만의 아이덴티티를 가지려고 노력하는 게 좋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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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픈: 팀의 성장이나 좋은 성적을 위해서는 과감한 시도가 중요하다고 보시는건가요?
네 맞습니다. FPS의 경우는 특히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스타크래프트,워크래프트와 같은 RTS, 롤 같은 AOS 게임과는 달리 FPS에서는 무조건이라고 생각해요. 총 게임이다 보니 반응속도, 피지컬이 절대적일 수밖에 없는데, 어릴수록 반응속도와 같은 피지컬은 더 우위에 있기 때문이죠. 다른 종목의 경우에는 아이템이나 운영과 같이 연차가 쌓임으로 생기는 경험으로 피지컬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감독,코치진의 능력이 팀 성적에도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고 팬도 감코진의 역량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기도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근데, 총 게임은 누가 더 빨리 보고 반응해서 총을 쏘는 것이 절대적인 우선 순위이거든요.
따라서, FPS 팀은 다른 종목에서의 팀 운영과는 달리 선수 관리 측면에서는 계속해서 신인 선수를 발굴하고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잡은 팀이 더 좋은 성적을 내고 더 많은 관심을 받을 거라고 생각해요. FPS는 변화를 두려워하면 안되는 종목인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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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픈: 해외 팀과 국내 팀의 격차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우선, 해외 팀 특히 서부권이 잘하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에요. 왜냐하면 그들의 민속놀이는 카운터스트라이크였기 때문이죠. 한국의 유저나 선수에 비해서 FPS가 더 친숙하고 가깝기 때문에 새로운 FPS게임이 출시하여도 우리보다 더 빠르게 적응하죠.
근데 최근 퍼시픽 리그를 살펴보면, 결코 한국 팀, 선수가 아주 밀리지 않는 상황까지 왔어요. 스테이지 1도 그렇고 마드리드 마스터스에서도 젠지가 아쉽게 준우승을 했었잖아요. 분명히 과거에 비해서는 격차를 많이 따라잡았어요.
해외팀의 강점은 ‘FPS는 총 게임이다‘는 생각이 머리 속에 강하게 박혀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총만 잘 쏘면 된다'가 그들의 전략인거죠. 실제로 더 친숙해서 더 잘 쏘기도 하고요. 반면에, 한국팀의 강점은 전략, 라인업, 세팅을 정말 철저하게 한다는 점이죠. 수학 공식처럼 딱 맞아 떨어지게끔 열심히 준비를 했었죠. 이런 철저함은 해외 팀에서는 찾아보긴 힘든 부분이었어요. 해외 팀은 이런 국내 팀의 전략적 요소를 흡수하면서 더 빨리 치고 나갔었죠.
근데, 한국 팀은 해외 팀의 운영이나 방식을 받아들이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어요. ‘우리가 맞아, 우리가 하는 영역 싸움,스킬 싸움이 맞다‘는 생각을 고수하면서 국제 대회를 몇 차례 치뤘었죠. 몇 차례 벽을 경험하고는 한국 팀도 결국에는 깨달음을 얻었던 것 같아요. 깨달음이라고 하면, 타이트하게 전략을 짰다고 해도, 인게임에서는 에임으로 판가름 나는 상황이 한 번은 무조건 오기 때문에 피지컬적인 요소가 뒷받침이 되어야 전략도 계획대로 펼칠 수 있다는 것이죠. 그 이후에는 한국 팀도 빠르게 변화를 택했어요. 리빌딩도 그 일환이고요. 이제는 한국 팀의 장점이었던 구체적인 전략 수립이 비교적 사라진 편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면서 해외 팀과의 격차도 많이 좁혀진 상황이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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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픈: 마지막으로, 이번 상하이 마스터스에서 주목해 볼만한 포인트에 대해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해당 인터뷰는 '발로란트 상하이 마스터스' 개최 이전에 진행되었습니다)
우선 첫 번째 포인트는 ‘힘겹게 올라간 T1이 과연 어디까지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에요. 국내 팬도 사실 많이 걱정을 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그리고 퍼시픽이 흔히 말하는 황부리그가 된건가에 대한 점도 눈여겨 보면 재밌을 것 같아요. PRX와 젠지가 저번 마스터스에서 분명 좋은 성적을 거뒀기 때문에 이번에도 이어진다면 그런 평가가 이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다른 리그에서 눈 여겨 볼 팀이나 선수도 있을까요?)
레비아탄의 아스파스가 예전 챔피언 시절의 전성기로 돌아온 듯한 퍼포먼스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아스파스가 어디까지 날뛸 수 있느냐 그리고 100Thieves가 오랜 고비 끝에 빛을 보고 있는데, 100Thieves가 우승 트로피를 다시 도전해서 들어올릴 수 있느냐가 재밌는 요소라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텐즈 이후 최고의 재능으로 불린 아수나가 슬럼프가 정말 길었는데, 그런 아수나가 100Thieves의 새로운 멤버들과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는가가 해외에서도 가장 주목도 높은 팀인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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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픈: 게임 이외의 취미가 있다면요?
보통 절반 정도는 게임을 하고 남은 절반은 운동을 하고 있어요. 웨이트 트레이닝을 주로 해오고 있고, 최근에는 테니스에도 관심이 생겨서 2년 전부터 테니스도 꾸준히 치고 있어요.
아무래도 취미가 직업이다 보니, 게임을 할 때 가끔은 스트레스나 정신적인 불편함이 해소가 되지 않는 경우가 있긴 해요. 그럴 때마다 찾는 게 운동이에요. 운동도 제가 학창 시절에 애정을 갖고 즐겁게 하던 거라,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활동이예요. 하루는 게임하면 하루는 운동하고 이런 패턴을 유지하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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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픈: 인생의 목표가 있다면요?
‘매 순간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자’가 제 인생의 목표예요. 지금 제가 좋아하는 일이 게임이기 때문에 e스포츠 해설업을 계속하는 게 현재의 목표이고요, 해설을 더 이상하지 못하는 순간이 오게 되면, 그때도 제가 좋아하는 걸 찾고 그와 관련된 일이나 활동을 하는 것이 저의 목표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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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픈: 10년 간의 해설 경력을 거치시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팬과 '팬이 있어서 좋다'고 느낀 순간이 있다면요?
정말 감사하게도, 제가 e스포츠 대회의 주인공이 아님에도 저를 좋아해주시는 팬분이 많으세요. 직접 편지까지 써서 주시는 분도 간혹가다 계시고요. 선수처럼 많이 받진 않기 때문에, 편지 하나하나 꼼꼼히 읽어볼 수도 있어서 모든 편지 내용이 기억나요. 편지도 소중히 잘 간직하고 있고요. 히오스 첫 중계때 뵀던 팬도 기억이 나고 발로란트 초기대회 때, 오프라인에서 해설을 했을 때 편지, 쪽지 꽃까지 주셨던 분도 기억나요. 저한테까지도 이렇게나 신경을 써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편지들이 많이 기억나네요.
(종목별로 팬의 특징도 차이가 있을까요?)
종목마다 주 이용연령층이 다르기 때문에 팬분의 나이대가 특히 많이 달랐어요. 히오스는 형님 팬분이 많았었요. 클래시로열, 포트나이트의 경우에는 어린 학생이 많았었고, 발로란트는 여성분에게 인기가 많은 FPS이다 보니, 여성 팬이 많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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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픈: 유저에서부터 해설위원까지, FPS 씬에 정말 오래 몸 담으셨잖아요. 대한민국 FPS 씬에 대해 자유롭게 한 마디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한국 팬이나 유저들도 더 이상은 '우리는 해외에 밀린다'는 생각을 안하셔도 될 것 같아요. 믿고 기다리면 분명 한국에서도 재능 있는 어린 선수들이 나오면서 성적도 좋아질 거예요. 실제로 지금 가장 인기있는 발로란트도 어린 학생들의 플레이 비율이 높고 선수를 지망하는 수도 많고요. 그 학생들이 무럭무럭 자라날 수 있도록 기다려주신다면 FPS에서도 대한민국이 강한 면모를 보이는 순간이 온다고 의심치 않거든요. 더 많이 응원하고 더 많이 관심 가져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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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픈: FPS를 오래전부터 즐기는 한 명의 유저로서 FPS의 매력에 대해서 얘기해주실 수 있을까요?
가장 큰 매력은 직관적이라는 거죠. 크게 보면 팀 게임이긴 하나, 각 상황마다는 1대1의 상황에서 단순하게 총을 더 잘 쏘는 쪽이 이기는 게임이잖아요. 그래서 깔끔하고 직관적인게 저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부분이예요. 다른 종목의 경우에는 1대1 실력도 있지만, 전술적인 측면도 무시 못하게 큰 비중을 차지하다 보니 온전한 실력 대결이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하거든요. FPS는 1대1 대결의 결과가 곧 게임의 결과로 직결되기 때문에 게임에 대한 다양한 지식이 없어도 즐길 수 있는게 매력이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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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픈: 누구나 그렇듯이, 언젠가는 해설을 마치게 되는 시점이 올텐데요. 빈본 님께서는 어떠한 해설로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음… 경기를 같이 보고 즐길 수 있었던 해설로 기억되고 싶어요. 저의 해설로 게임 이해도나 지식을 쌓는 것도 좋지만, 게임을 하고 대회를 보는 거는 대부분 여가 활동으로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방송을 보면서 온전히 즐기셨으면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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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픈: 마지막으로 이 인터뷰를 읽는 모든 분에게 자유롭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최근에 e스포츠 판이 종목을 불문하고 활발해지는 것 같아요. 아주 좋은 흐름에서 종목을 가리지 않고 최대한 많은 e스포츠 관련된 콘텐츠를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꾸준히 발전하며 활동할 테니 해설가 빈본도 많이 찾아주시고 응원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발로란트도 지금처럼 많은 관심과 사랑보내주시고, 선수들도 많은 관심으로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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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픈: 네 이것으로 오늘의 인터뷰는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네 감사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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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인터뷰는 인터뷰 대상자의 확인과 검수를 마쳤음을 알려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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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픈 프로젝트는 게임 산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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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ed by hyphen project 김산하, 정효성, 한유림, 임창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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